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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서

지나가다 (2013.3) (Bundesarchiv, Bild 102-14598 / CC-BY-SA) 1933 분서사건 (독일) "그건 그냥 시작일 뿐이었지. 책을 태우는 사람들은 사람도 태운다네."19세기 하이네 작품에 나온 이 말은 그로부터 몇십 년 후 사실이 되었다. 그 말은 지금으로부터 80년 전 독일전역에서 일어난 분서사건을 기억할 때 쓰이는 인용구가 되었다. 그때 그들은 자기네들 체제에 어울리지 않는 책이라면, 마르크스에서 노자까지 도시 중앙 광장에서 잿더미로 만들었다. 2013년 3월 3일 새벽 5시 20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불이 났다. 5년 전에는 남대문이더니 이번은 대한문. 함께 살자고,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해고자 복귀와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천막이 모두 탔다. 돌담 앞길이 새까맣게 탄 모습이 .. 더보기
베를린 베벨광장의 빈 책장 베를린 베벨광장의 빈 책장 그때 그 '정화작업' 아래 불타오르는 책들을 방관한 기억 베를린 운터 덴 린덴. '보리수 아래서'란 낭만적인 이름이 붙은 이 거리에 접한 베벨 광장에서 책이 불타오른 시간이 있었다. 1933년 5월 10일 독일 파시즘 정권의 선전장관 괴벨스가 연설하며 독려했다 “더러운 정신들을 불 속으로 던져라”는 음울한 선전에 취해 청년들이 책을 불 속으로 던졌다. „11월 공화국을 파괴하고 불사조가 날아오르리라”는 주술과 함께 불이 타올랐다. 그 해 3월에서 10월까지 독일 전역 70여 개 도시에서 분서사건이 있었다. 학생들이 함께했다. 분서대상이 된 책은 정치 서적 뿐 아니라 정신분석학, 역사서적, 철학, 교육, 종교, 일반문학 모든 분야에 걸쳤다. 정치와 생활과 문화와 사람이 분리될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