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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Phyllis Kim 칼럼

이용수 할머니는 그런 분

2020년 5월 21일 미국 '위안부'행동 (전 가주 한미포럼)의 김현정 대표는 

5월 7일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이후 나온 일각의 반응에 대해 다음과 같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편집 주)

 

참다 참다 한 말씀만 올리겠습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그냥 노인네가 아닙니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평생 골방에서 침묵으로 일관했을 법한 끔찍한 경험을 증언하고, 그것도 그 무서운 일본에까지 가셔서 악의적인 극우파들의 공격을 받으시면서도 용기 있는 증언과 혹독한 아베 비판을 몸소 이끌어 오신 장수이십니다.

 

이용수 할머니가 미국에 오실 때마다 정대협/윤미향에 대한 문제의식을 저희에게 털어놓으신 지가 벌써 십 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래도 일단 한국에 돌아가시면 그들에게 호통을 치실지언정 결국은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수요시위에 서시는 걸 보면서 저는 숙연해졌습니다.

 

할머니는 그런 분입니다.

 

위안부 운동이 정파적으로, 조직 이기주의로 가는 것을 눈치채시고 정대협에도 나눔의 집에도 소속되는 걸 거부하시면서 독립적으로 활동을 펼쳐 오셨고 바로 그랬기 때문에 미국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실 수 있었습니다.

 

2007년 위안부 결의안, 홀로코스트 생존자와의 연대, 2015년 아베 방미시 일본을 압박하는 그림자 시위, 2015년 샌프란시스코 시의회 기림비 결의안 통과 등은 이용수 할머니가 계시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성과들 중 일부입니다.

 

부디 할머니의 말 꼬투리 잡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가 제기하신 근본문제는 과연 지난 30년간의 운동이 무엇을 했는가, 지난 30년간 해결하지 못한 운동 방식을 반성하며, 그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위안부 운동의 대표 활동가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과연 그 일을 해 내는 방법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물론 위안부 활동을 하는 단체가 모금한 기부금을 투명하게 사용했는가도 매우 중요한 문제제기입니다.

 

할머니의 문제제기를 일부 언론의 악의적 공격과 동일시해서 할머니를 모욕하지 말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바로 그저께 할머니와 마이크 혼다 의원,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정의연대 공동의장이신 두 분 판사님 (릴리안 씽, 줄리 탱)이 콘퍼런스 콜을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메시지는 쩌렁쩌렁하고 명확합니다. 세 분 다 할머니께 “당신이 영웅이다. 당신의 말이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 우리는 당신 말에 100% 동의하며 지지한다”라고 하셨습니다.

 

제발 이용수 할머니를 그냥 피해자 또는 나이 많은 노인쯤으로 치부하지 말고 그분이 왜 그런 말씀을 하실 수밖에 없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8773745281

그 외 참조 링크: https://comfortwomeneducation.org/

 

Comfort Women Education – Those who do not learn history are doomed to repeat it.

Curriculum and Resources Handbook Now Available Comfort Women Education is proud to announce the distribution of a resource handbook on the “comfort women” issue, available in PDF form here. NBC News has published an article on the start of circulation

comfortwomeneduca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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