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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통일,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

통일,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
독일 방문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인터뷰 (2)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성공회 신부, 성공회 대학 교수로서 성공회 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성직자, 교육자, 시민운동가, 국회의원, 행정부 고위관료, 정치인 등 폭넓은 이력을 갖고 있으며 10.4 선언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기획단장으로서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참여했다. 
그는 언제부터 어떻게 통일에 관심을 두고 통일과 평화를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게 되었을까? 

풍경: 시민운동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치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는?
이재정: 김대중 대통령은 19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을 하며 친분을 쌓았다. 젊은 세대로서 참여하여 오랜동안 친분을 가졌다. 김대중 선생이 젊은 성직자를 좋아하는 성향이 있어 함께 식사를 나누고 의견도 제시하는 관계였다. 
1999년에 정치를 함께 해서 정부를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하는 작업에 총무위원장으로 실무책임을 맡았다.  
풍경: 정치와 시민운동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이재정: 난 정치도 그렇고 시민운동도 그렇고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고 한반도의 미래를 밝게 하는 데 책임이 있다고 본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주체사상에 관해 연구 논문도 써 보았다. 
문익환 기념사업회 초대이사장을 하고, 북한에 씨감자 보내는 일에도 참여했다. 
나로서는 시민운동이란 것과 정치란 것이 따로 갈 게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정부운영체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정치에 참여하였다고 하여 그리 이상한 것이 아니다. 
풍경: 어려서부터 신부님이나 정치인이 꿈이었나?
이재정: 아니다. 어릴 때부터 교육에 관심이 있어 교육부 장관을 한번 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통일부 장관을 했다. 
풍경: 통일교육? 
이재정: 평화교육이란 점에서 그렇겠다.
풍경: 살아 생전 통일을 경험하리라 생각하는가?
이재정: 우리가 두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앞으로 김정은 북 지도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북 정책을 이끄는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세계정세나 동북아정세를 볼 때 통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빠를수록 좋다.
풍경: 언제부터 통일과 평화를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였나? 
이재정: 우리는 어려서 6.25 전쟁을 겪은 세대이기 때문에 전쟁은 없어야 한다,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은 마음깊이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다. 
자라서 4.19 세대가 되어서는 우리가 분단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한반도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60년대부터 통일문제를 적극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겠다.
풍경: 요즘은 젊은이들은 그런 고민을 거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피상적으로 독일통일과 비교하여 통일비용이 부담스럽다 하여 통일을 거부하기도 한다. 이런 이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이재정: 2차 대전 후 분단된 나라들이 다 통일되었다. 전세계에 우리만 지금 분단상태로 남아 있다는 것은 역사의 비극이다. 분단이란 것은 빨리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되는 비극이기 때문에, 이것을 해소되어야만 과거사, 과거의 역사도 제대로 정리해 나갈 수 있다.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전세계에 유일무이한 이 분단국가의 분단이란 것도 어떻게 보면 열강의 패권 싸움 속에서 일어난 결과이고 세계 제2차대전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생긴 것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과거 역사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 
또 분단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평화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주지하고 싶다. 그것은 가짜 평화다. 분단 속에서 있는 평화는 다만 전쟁이 없다 뿐인데, 전쟁이 없다는 것이 평화는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분단을 해소하는, 우리의 적극적인 노력과 역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용문제를 이야기하자면 사실 통일비용보다 분단비용이 더 많이 든다. 
분단은 분단 자체가 소모전이다. 분단을 유지하는 비용 뿐 아니라 서로간의 갈등 때문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비극까지 함께 결산해 보면 무척 많은 비용이 든다. 통일시대 평화를 유지하는 비용보다 분단을 유지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이다. 군대를 축소하고 군비를 축소하여 통일시대 평화를 만드는 데 비용을 써야 한다. 
우리는 오늘날 상당한 국방예산을 들이고 있고 남북갈등 때문에 일어나는 피해와 비용이 무척 많이 들어간다.  군대를 유지하는 비용뿐 아니라 분단을 유지하는 비용이 많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한반도는 반쪽으로 나눠져 있고 남한은 대륙으로 갈 길이 없는 섬이나 마찬가지다. 
우리가 북한의 협력을 받아 대륙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발전하고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이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가 섬으로 그냥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통일은 꼭 필요하다. 

대화: 이은희 편집장 
2012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