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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안한 외출] 무거운 주제 따뜻한 호흡 무거운 주제 따뜻한 호흡 김철민 감독의 몇 가지 질문 여기 한 가족이 있다. 엄마 아빠가 결혼할 때 아빠는 지명 수배자였다. 아이들은 아빠의 얼굴을 사진을 통해 배웠다. 아빠가 체포되어서 감옥에 들어간 후 아이들은 철창 너머의 아빠를 만난다. 아빠가 석방된 후 엄마가 감옥에 간다. 엄마 아빠는 도대체 무슨 짓을 했을까? 엄마나 아빠가 도둑질을 한 것도 아니고 거액 세금을 빼돌린 것도 아니고 노동자를 착취한 것도 아니고 사기를 친 것도 아니다. 아빠의 이름은 전 한총련 의장 윤기진 민권연대 대표. 엄마의 이름은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전 남측 학생대표로 북을 방문하여 화제가 되었던 황선. 남북간 대화와 교류가 활발하던 시절 시부모님과 평양관광을 하다가 조산기가 있어 평양에서 분만을 하여 다시 한 번 화제가.. 더보기
김기덕의 21세기 피에타, 10월 4일 더글라스 시크 상 수상식과 함께 독일첫상영 김기덕의 21세기 '피에타' 10월 4일 '더글라스 시크 상' 수상, 신작 '피에타' 독일 첫상영 집단정신외상의 형상화 초기작 '악어'(1996) 와 '수취인불명'(2001)에서는 사회적 시선을 읽을 수 있었지만, 명성이 한창일 때 그의 영화에 깔린 남성팬터지는 무척 불편했다. 별난 감독 김기덕 하지만 그의 남성팬터지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오랫동안 누적된 폭력의 다른 얼굴이란 점도 인정해야겠다. 그렇게 시대를 읽자면 김기덕은 폭력을 미화하지도 않고 저항하지도 않고 온몸으로 받아낸 고행자와 같다. 함부르크 영화제 누리집에는 김기덕 감독이 1960년 경북 봉화 출신이라는 말 다음에 본인이 '두들겨 맞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회고한 내용이 올라있다. 이 경험은 오늘날 50대 초반의 김기덕감독 뿐 아니.. 더보기
[풍경 8호 11면] 다시 꽃피는 상상력 / 베를린에서 칠레 영화 보기 베를린에서 칠레 영화 보기 베를린 아르제날 키노에서는 9월 3일부터 23일까지 라는 제목으로 1-2회씩 작품 10편을 보여준다. 모두 2008년 이후 작품. 아르제날 키노 측에서는 피노체 정권 아래 탄압 받고 왜곡된 문화 상상력이 근자에 들어 다시 꽃피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례 없이 영화가 사랑받고 있다고 했다. 원어에 영어 혹은 독일어 자막. 가난과 싸워야 하는 농민 가족의 이야기. 치즈를 직접 만들어 시장에 나가 싸게 팔아야 하는 할머니, 전기세를 내기 위해 백화점에 가서 새 옷을 반환하는 딸, 학교에서 “농부”라고 놀림 받으면서 플레이스테이션에 관심 있는 손자, 농사 지으며 옛날 이야기 해 주는 할아버지. 세계화의 소용돌이, 첨단기술과 시골생활의 공존 속에서 시대와 가치의 변화를 체험하는 사회를 .. 더보기
[풍경 7호 11면/하단] 시적 감수성과 로드 무비의 만남 (65세 빔 벤더스 감독 회고전) 시적 감수성과 로드 무비의 만남 8월 5일, 베를린 아르제날에 오는 빔 벤더스 감독 빔 벤더스 감독은 지난 40 여 년 라이너 파스빈더와 베르너 헤르촉과 함께 독일 영화를 다시 세계 영화사의 별자리에 올려 놓은 감독이다. 한국인에게는 '베를린 천사의 시'로 알려져 있으며 비판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지닌 시적 감수성은 세계 관객의 사랑을 받는다. 작가정신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대중 정서 속에 깊이 뿌리 내린 빔 벤더스는 그래서 대중성과 작가주의를 통합했다는 평을 받는다. 올 여름 베를린 포츠담 광장에 자리한 아르제날 영화관에서 빔 벤더스 회고전(8월 31일까지)을 마련한 것은 바로 이러한 성과에 대한 예의라 하겠다. 영화제작의 조건에 대한 반성을 멈추지 않으면서 종합예술 영화가 누릴 수 있는 모든 형식적 .. 더보기
당신의 초상화가 당신 대신 늙어 줄 수 있다면? 당신의 초상화가 당신 대신 늙어 줄 수 있다면? 인간의 미혹과 세상의 이치에 관한 이야기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c) concorde home 아름답다는 것과 옳다는 것은 따로 노는 것일까? 이런저런 논란이 있지만 바로 이 연관관계에 관한 질문이야말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떨쳐버릴 수 없는 문제였다. 그래서 아름다움에 관한 이론가 뿐 아니라 작품을 직접 만드는 이들이 이 문제로 고민했다. 그 고민은 영혼을 판다는 것이라든가 악마와의 계약 같은 무시무시한 모티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물론 개인의 문제를 많이 연구해 온 서양 문화 이야기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도 핵심 소재인데 오스카 와일드 작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들 이야기는 종국에 가서는 인간의 욕망과 허영심과 세상의 이.. 더보기
김혜자의 마더 독일에서 보기 김혜자의 마더 독일에서 보기 © Copyright MFA+ FilmDistribution e.K. 국민배우 김혜자의 열연을 독일에서 볼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독일에서 상영된다. 원빈이 여학생 살해 혐의를 받는 아들로 나온다. 어머니의 전설에는 두 가지가 있다. 피붙이 잘못 앞에서 가슴 아파하며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려는 마음과 보호하려는 마음 사이에서 최선의 것을 찾아가는 어머니가 있는가 하면, "내 새끼니까" 하며 "피가 땡겨" 막무가내 닭이 병아리 보듬듯 하는 어머니가 있다. 임권택 감독의 '시'의 주인공이 손주의 잘못을 대하는 마음이 전자라면 봉준호 감독의 '마더'의 주인공 혜자가 취하는 방식은 후자다. '괴물 (The Host)'을 통해 독일 영화 애호가들에게 이름이 각인된 봉준호 .. 더보기
[풍경 6호 11면] 한여름밤의 대형영화 스크린 한여름밤의 대형영화스크린 Open Air Kino 영화는 커다란 영상폭에 보는 것이 최고다. 프랑크푸르트의 브렌타노 수영장 풀밭이라든가 칼스루에의 성 마당에서라든가 로렐라이 언덕에서 대형 스크린에 짐 자무시의 주인공들이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을 본다거나 고다르의 '경멸'이란 영화, 하얀 바탕에 검정글씨 필기체로 쓴 '져 템'이 클로즈업되어 화면을 꽉 채울 때면 대형화면의 위력을 만난다. 다시 여름, 한여름밤의 대형영화스크린을 보는 오픈 에어 키노 철이다. 독일내 지역별로 장소와 영화상영일정을 볼 수 있는 곳: http://www.openairkinos.de/web/main/standorte.htm 비엔나는 라테나우 광장 2010.7.3-12, 9.9-12 www.wien-event.at 더보기
[도리스 되리의 미용사] 낙천적이면서도 분노할 줄 아는 카티 쾨니히, 미학 찾는 크리거 도리스 되리 감독의 "미용사" 낙천적이면서도 분노할 줄 아는 카티 쾨니히, 미학 찾는 크리거 14일 베를린 영화제에서 첫상영, 18일 개봉 도리스 되리 감독의 '미용사'가 2월 14일, 베를린 영화제에서 선을 보여 천8백 관객으로부터 끝날 줄 모르는 갈채를 받았다. 독일 내 극장 개봉일은 2월 18일. 거의 모든 것을 잃은 실업자 주인공 카티 쾨니히는 딸 율리아랑 함께 베를린 마르찬 구역 아파트촌에 산다. 그가 자라난 동독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정원 딸린 집도 없다. 남편은 다른 여자랑 산다. 함께 사는 딸은 가정이 깨진 것은 엄마 책임이라며 불만이다. 일하고 싶지만 시켜주는 사람이 없다. 서류만 챙겨서 가져오면 확실하게 채용해 준다던 미용실에서는 사람을 보자마자 면담조차 피하려 든다. 활발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