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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이포벤데타] 정신은 죽지않아

트윗에 브이포벤데타 이야기가 나돕니다. 작년 오큐파이 운동이 시작되면서 브이 가면이 유행하더니 이제는 다시 언론과 연관 관계에서 이야기가 됩니다. 그렇지요. 브이포벤데타는 통제된 사회를 이야기하며 언로가 막힌 사회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브이포벤데타의 매력일까요? 브이가면을 그럼 그 통제된 사회에서 통제되는 인간을 뜻하는 것 뿐일까요? 그건 아니지요. 바로 작년 오큐파이 운동이 시작되면서 가면으로 떠돌기 시작하는 브이의 전설을 다시 생각하면 브의포벤데타의 유행은 그 영화가 나온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다시 브이 가면의 위력을 생각하게 합니다. 브이 가면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그것은 궁극적으로 통제사회를 불러온 지극한 개인주의를 벗어나 모두가 일치하며 한 힘이 되어 통제사회의 악을 내몰 때 가능한 포맷을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옛날 기사를 들춰 보았습니다. 


"브이포벤데타 정신은 죽지 않아"


세상 바꾸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사이언스 픽션이나 액션 영화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픽 웃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난 16일 독일이란 나라의 개봉관에서 대거 개봉한 <브이 포 벤데타>는 "희극팬이나 혁명을 꿈꾸는 자들에게 전설이 될 새로운 영화"란 칭호를 받았다. 이 영화가 전설의 영화가 되리라는 가능성은 무엇일까?


그건 영화 속에 나타나는 희망의 코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이젠 완전히 자유로워졌어!", "사람은 죽어도 정신은 죽지 않아!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는 거야!", "사람은 희망이 필요해!" 등의 언어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나오면서 이야기의 진행을 희망의 해피엔드로 밀고 나간다. 그러한 희망의 코드는 '테러리스트'와 '형사'가 함께 손을 잡는 반전의 순간도 가능하게 한다. 


영화가 '꿈의 공장'이라 했지. <브이 포 벤데타>는 그 권리를 충분히 제 것으로 만들었다. <브이 포 벤데타>는 종국에 '브이 포 빅토리'다. 아이젠슈타인의 <전함 포템킨>에서는 민중들이 총부리에 쓰러지고,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에서는 노동자를 선동하는 여성을 나쁘게 묘사하지만, <브이 포 벤데타>에서는 군대가 발포를 하지 못하고, 노동계급 출신으로 전사로 변화하는 여성 주인공 에비(나탈리 포트만 분)에게는 이해의 시선이 강하다. 


반전운동을 하다 쥐도 새도 모르게 한밤중에 잡혀가는 아버지, 어머니, 자신의 불행이 어디서 오는지를 브이를 통해 인식한 주인공은 '복수의 화신'처럼 보이는 브이와 손을 잡는다. 브이는 '복수'를 이야기하지만 종국에는 '세상 바꾸기'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현실에는 이라크 전쟁이나 생체실험 같은 소재들이 깔려 있다. '구 동독', '구 소련'이란 말 대신에 '구 미국'이란 말이 나온다. "구 미국은 내전 중"이다. 감옥 바깥의 사람들은 음흉한 텔레비전 앞에 멍하니 앉아 있고 감옥 안의 사람들은 아부 그라이브 포로수용소 사람들처럼 오렌지색 수의를 입고 있다. 


그런 세상이 바뀐다. 브이가 '기억'을 요청하기 때문이다. 1605년 11월 5일, 폭군 제임스 1세에 저항해 38통의 화약고를 준비하고 폭파계획을 세운 가이 포크스(Guy Fawkes)가 11월 5일 브이의 가면을 쓰고 텔레비전에 등장하여 기억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형장에서 교수형 당하는 것을 목도한 민중들의 눈물과 가이 포크스를 기념하는 마음 속에 내려오는 '정신', 생체실험 감옥에서 죽어간 포로들의 한이 해방 전사 브이의 가면 아래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꿈의 공장을 읽으면서 테러리스트 혹은 해방전사 브이와 그의 민중들이 무너뜨리는 체제를 북한으로 이해하는 것은 오버다. 첫째, 주인공 브이는 모든 억압을 거부하는 자유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자본주의의 모순에서 빚어진 전체주의의 비리와 비인간화 문제를 사회주의 논리에 바탕한 집단주의와 동일시하는 것이 바로 전체주의 선전체계의 일부라는 의심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17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