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지나가다 (2013.3) (Bundesarchiv, Bild 102-14598 / CC-BY-SA) 1933 분서사건 (독일) "그건 그냥 시작일 뿐이었지. 책을 태우는 사람들은 사람도 태운다네."19세기 하이네 작품에 나온 이 말은 그로부터 몇십 년 후 사실이 되었다. 그 말은 지금으로부터 80년 전 독일전역에서 일어난 분서사건을 기억할 때 쓰이는 인용구가 되었다. 그때 그들은 자기네들 체제에 어울리지 않는 책이라면, 마르크스에서 노자까지 도시 중앙 광장에서 잿더미로 만들었다. 2013년 3월 3일 새벽 5시 20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불이 났다. 5년 전에는 남대문이더니 이번은 대한문. 함께 살자고,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해고자 복귀와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천막이 모두 탔다. 돌담 앞길이 새까맣게 탄 모습이 .. 더보기
김기덕의 21세기 피에타, 10월 4일 더글라스 시크 상 수상식과 함께 독일첫상영 김기덕의 21세기 '피에타' 10월 4일 '더글라스 시크 상' 수상, 신작 '피에타' 독일 첫상영 집단정신외상의 형상화 초기작 '악어'(1996) 와 '수취인불명'(2001)에서는 사회적 시선을 읽을 수 있었지만, 명성이 한창일 때 그의 영화에 깔린 남성팬터지는 무척 불편했다. 별난 감독 김기덕 하지만 그의 남성팬터지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오랫동안 누적된 폭력의 다른 얼굴이란 점도 인정해야겠다. 그렇게 시대를 읽자면 김기덕은 폭력을 미화하지도 않고 저항하지도 않고 온몸으로 받아낸 고행자와 같다. 함부르크 영화제 누리집에는 김기덕 감독이 1960년 경북 봉화 출신이라는 말 다음에 본인이 '두들겨 맞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회고한 내용이 올라있다. 이 경험은 오늘날 50대 초반의 김기덕감독 뿐 아니.. 더보기
독일 마틴의 날 11월 11일 등, 노래, 거위 "나는 등과 함께, 등은 나와 함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땅에는 우리가 빛나는 거야" 성 마르틴의 날. 11월의 저녁에 아이들이 등을 켜고 노래 부르며 지나간다. 지역마다 노래가 다르다고는 하나 지역을 넘어 공통의 것으로 알려진 노래는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등과 함께, 등은 나와 함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땅에는 우리가 빛나는 거야" 백마 탄 기사 마르틴 성 마르틴 축일의 주인공 마르틴 폰 투르는 바젤의 뮌스터 벽이라든가 여러 교회 건물에 형상으로 남아 있다. 회화에는 주교의 모습 뿐 아니라 붉은 겉옷을 입은 수려한 기사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16세기 화가 엘 그레코가 그린 '마르틴과 걸인'이란 그림은 화가의 묵시록적 색채를 배경으로 하면서 맑고 선량한 인상을 한 기사를 보여 .. 더보기
게오르크 솔티 세계지휘자 경연대회 / 미국 다음으로 지원자 가장 많은 나라 한국 게오르크 솔티 세계지휘자 경연대회 미국 다음으로 지원자 가장 많은 나라 한국 최종결선 공개 음악회 9월 12일 11시 제 5회 게오르크 솔티 세계지휘자 경연대회가 9월 6일부터 12일까지 일 주일 동안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다. 50년대 프랑크푸르트 시립 교향악단에서 예술 총감독을 지낸 게오르크 솔티의 이름을 딴 이 세계 지휘자 경연대회는 알테 오퍼, 프랑크푸르트 미술관 협회, 헤센 방송,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가 공동 기획한 사업으로 도이체 방크가 후원하고 명예 후원인은 지휘자 솔티의 미망인 레이디 발레리 솔티. 9월 12일의 최종결선은 공개 음악회로 진행한다. 4월 2일에 마감한 경연대회 참가 신청을 한 젊은 지휘자는 모두 75개국 5백76명에 달한다. 지원자 평균 연령은 29세. 가장 어린 경우가 19세.. 더보기
[독일] 순례길에 있던 순례자들의 속사정은... 9월 12일 열린 기념물의 날을 통해 보는 교통, 무역, 순례의 흔적 * 열린 기념물의 날은 매년 그해의 주제를 정해서 실행되는데 올해 주제는 교통, 무역, 순례의 흔적입니다. 주제와 관련해서 몇 개 도시 주요 유적지 소개합니다. (편집 주) 프랑크푸르트 12일 훽스트 성 Schloss Hoechst. 마인츠 제후 체제 당시 수 백 년 동안 세금 챙기는 성. 1582년 르네상스 성으로 확장, 2002년부터 독일 기념물보호 재단 재산이자 기념물 학교 Denkmalakademie가 있는 곳. Hoechster Schlossplatz 16, 65929 Frankfurt-Hoechst. 11시-16시 개방, 시간마다 성탑 안내. 문의: 0 69 / 3 40 07 68 18 성 레온하르드 교회 St. Leonha.. 더보기
[풍경 8호 12면] 열린 기념물의 날 열린 기념물의 날 문화는 바위처럼 남기도 하고 흐르는 물과 같기도 하다. 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되었다는 말은 문화가 지닌 속성 중 하나다. 9월 12일은 열린 기념물의 날. 올해 주제는 다. 여행과 무역과 교통 덕분에 이뤄진 문화, 교통과 통신의 역사가 깃든 건축물 중 주요한 자리와 대상을 개방하고 전시하는 한편 외부의 영향을 받은 흔적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고고학 유적지, 물길, 철로, 교통망, 우체국과 숙박업체, 주거지, 외지 영입 건축사와 장인들의 영향, 거래 장소, 조세 사무소, 창고, 항구, 정거장, 순례길, 숙박시설, 교통수단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고딕이든 바로크 건물이든 땅 속에서 솟아난 것이 아니라 떠돌이 직공과 외지에서 온 건축 장인의 손을 빌리고 이를 통해 외지 문화 숨결을 .. 더보기
[풍경 8호 11면] 다시 꽃피는 상상력 / 베를린에서 칠레 영화 보기 베를린에서 칠레 영화 보기 베를린 아르제날 키노에서는 9월 3일부터 23일까지 라는 제목으로 1-2회씩 작품 10편을 보여준다. 모두 2008년 이후 작품. 아르제날 키노 측에서는 피노체 정권 아래 탄압 받고 왜곡된 문화 상상력이 근자에 들어 다시 꽃피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례 없이 영화가 사랑받고 있다고 했다. 원어에 영어 혹은 독일어 자막. 가난과 싸워야 하는 농민 가족의 이야기. 치즈를 직접 만들어 시장에 나가 싸게 팔아야 하는 할머니, 전기세를 내기 위해 백화점에 가서 새 옷을 반환하는 딸, 학교에서 “농부”라고 놀림 받으면서 플레이스테이션에 관심 있는 손자, 농사 지으며 옛날 이야기 해 주는 할아버지. 세계화의 소용돌이, 첨단기술과 시골생활의 공존 속에서 시대와 가치의 변화를 체험하는 사회를 .. 더보기
[풍경 7호 11면/하단] 시적 감수성과 로드 무비의 만남 (65세 빔 벤더스 감독 회고전) 시적 감수성과 로드 무비의 만남 8월 5일, 베를린 아르제날에 오는 빔 벤더스 감독 빔 벤더스 감독은 지난 40 여 년 라이너 파스빈더와 베르너 헤르촉과 함께 독일 영화를 다시 세계 영화사의 별자리에 올려 놓은 감독이다. 한국인에게는 '베를린 천사의 시'로 알려져 있으며 비판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지닌 시적 감수성은 세계 관객의 사랑을 받는다. 작가정신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대중 정서 속에 깊이 뿌리 내린 빔 벤더스는 그래서 대중성과 작가주의를 통합했다는 평을 받는다. 올 여름 베를린 포츠담 광장에 자리한 아르제날 영화관에서 빔 벤더스 회고전(8월 31일까지)을 마련한 것은 바로 이러한 성과에 대한 예의라 하겠다. 영화제작의 조건에 대한 반성을 멈추지 않으면서 종합예술 영화가 누릴 수 있는 모든 형식적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