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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춤추는 여왕의 화려한 성공과 우울한 기억

춤추는 여왕의 화려한 성공과 우울한 기억

음악 듣는 기계도 집집마다 없던 시절 우울하게 배회하던 다방과 음악감상실의 노래가 다시 한번 화려하게 달려온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어깨선을 노출한 여자가 활짝 웃고 있다. 뮤지컬 맘마 미아 포스터. 흰색과 푸른 색을 써서 청초한 이미지. 친근하다. 세기의 전설적인 힛트 이미지 둘이 고개를 빼곡 내밀어 여기 겹쳐온다. 하나는 마릴린 먼로. 길 환기통 아래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풍선처럼 일어나는 원피스 자락을 붙잡으면서도 사진 찍기 위해 앞으로 뻗치는 몸짓. 다른 하나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여선생이 오스트리아의 시원한 풍경을 뒤로 하고 달리는 모습. 전설 속의 힛트 이미지가 쉽사리 오버랩되면서 벌써 힛트 이미지가 된 이 포스터 이미지가 선전하는 뮤지컬 맘마 미아댄싱 퀸, 슈퍼 트루퍼, 더 위너 테이크 잇 올 아바 클래식 22곡에 벤니 안데르손이랑 비요른 울베우스란 사람이 줄거리를 엮어 넣어 만들었다.


20대 소피는 아빠가 누군지 모른다. 엄마 도나의 일기장을 보니 용의자가 셋이다. 결혼식을 앞두고 아빠를 찾아내기 위해 작전 쓰는 소피. 그런데 잠재적인 아빠들뿐 아니라 또 그들의 어릴 때 여자친구들까지 함께 나타나며 혼란이 인다. 중년 엄마의 시간이 30여 년 전으로 돌아간다.


우리나라 엄마 아줌마들이 30년 전으로 돌아가 보면 그럼? 다방 이름도 아바라 할 정도로 아바란 이름이 멋있어 보인 그때 OO도 몰라? 하는 말을 들으면, 음악이란 물결을 타고 우리나라에 상륙한 팝 전도사의 이름과 친해지기 위해 학교공부보다 다른 걸 더 열심히 하던 청소년들에게 팝은 해방구였다. 청바지와 함께 찾아온 팝 전도사. 요즘처럼 음악 듣는 기계가 집집마다 없던 시절 우울하게 배회하던 다방과 음악감상실. 흘려 들으려 해도 이젠 뇌리에 지독히도 박혀버린 춤추는 여왕의 고함소리와 함께 그때 10대들은 부모세대와 다른 정서세계로 물밀듯이 이동했다. 하지만 뮤지컬 속 돈나와 지금 우리 나라 엄마 아줌마들의 30년 전은 무척 달랐다.


뮤지컬 맘마 미아는 어쨌든 옛날 그 팬들을 찾아 다니며 팝의 세계화를 다시 한번 강화하려는 것 같다. 해방구란 원래 임시방편과 같은 것이지 해결책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때 그 해방구의 기억을 한번쯤은 되살려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맘마 미아가 틀림없이 신나고 화려한 쇼가 될 것이다. 맘마 미아는 자체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 런던 초연 이래 런던 초연 형태만으로도 3천만 이상의 관객을 맞았다. 현재는 전세계 열 개 공연 팀이 동시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입장권은 44,25-113,25유로.

 3-21 Deutsches Theater, Muenchen | 27 Arena Nuernberger Versicherung, Nuernberg



저작권자 [풍경] 2010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