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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8호 12면] 열린 기념물의 날

열린 기념물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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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바위처럼 남기도 하고 흐르는 물과 같기도 하다. 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되었다는 말은 문화가 지닌 속성 중 하나다. 912일은 열린 기념물의 날. 올해 주제는 <움직이는 문화 - 여행, 무역, 교통>. 여행과 무역과 교통 덕분에 이뤄진 문화, 교통과 통신의 역사가 깃든 건축물 중 주요한 자리와 대상을 개방하고 전시하는 한편 외부의 영향을 받은 흔적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고고학 유적지, 물길, 철로, 교통망, 우체국과 숙박업체, 주거지, 외지 영입 건축사와 장인들의 영향, 거래 장소, 조세 사무소, 창고, 항구, 정거장, 순례길, 숙박시설, 교통수단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고딕이든 바로크 건물이든 땅 속에서 솟아난 것이 아니라 떠돌이 직공과 외지에서 온 건축 장인의 손을 빌리고 이를 통해 외지 문화 숨결을 받아 새로운 양식이 생겨난 점이라든가 통상로가 완벽하지 않고 외지에서 건축 자재를 옮겨 올 수 없는 한계로 인해 자연석 대신 벽돌을 사용한 점 등도 돌아보게 된다. 19세기 철로와 항로의 발달로 인해 생겨난 건축물과 특정 지역도 이번 열린 기념물의 날 전시 대상이다.

올해 독일 열린 기념물의 날에 앞서 주최 측은 유소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기념물 사진 경연대회를 했다. 옛 건물과 새 자동차가 함께 있는 사진 등 기념물을 보는 여러 가지 시선들을 학생들로 하여금 다듬어 보게 하는 사업이다. 독일 전역 행사 개막식은 올해 한자 도시 뤼네부르크가 유치했다. 11시에 시작하는 개막식에 이어 이 지역만 해도 20채 개인 집, 예술가 작업실, 교회, 공공 기관 건물이 이 날 18시까지 개방된다. 기념물 안내, 낭송회, 전시회, 어린이를 위한 특별 기획사업 같은 부대행사도 열린다. 17시부터 성 요한 교회에서 열리는 마무리 자선 음악회는 독일 방송국 Deutschlandfunk이 맡았다.

열린 기념물의 날은 1984년 프랑스에서 쟈크 랑이 “역사 유적 개방의 날”을 주창한 시점에 시원을 둔다. 이듬해에는 다른 나라에서도 이를 본받아 열린 유적지의 날을 갖고 1991년에는 유럽위원회 차원에서 유럽 문화유산 기간 European Heritage Days 을 정했다. 별난 건축물, 공원, 고고학 발굴 장소를 개방하며 유럽 공동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문화의식을 고취하는 이 사업 기간에는 각 나라에서 그 지역의 특성과 성격에 맞는 주제와 일정을 정해서 실행한다. 올해는 60개국이 참여한다.

독일 열린 기념물의 날도 이 사업의 일환이다. 독일에서는 2009년에 75백개 열린 문화유적에 450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1993년부터 독일 내 기념물의 날 사업을 연계 조직하는 일은 1993년부터 독일 기념물 재단 Deutsche Stiftung Denkmalschutz이 하고 있다. 본에 본부를 둔 독일 기념물 재단은 1985년에 문화유적 보호와 복구를 위해 조직된 사설 재단으로서 이름난 유적지 뿐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기념물들이 보호와 복원을 위해 관심과 의식을 고취하며 후원금을 조성하는 사업을 한다. 올해 25년이 되었다.

http://tag-des-offenen-denkmals.de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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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시내 들러볼 만한 곳

성 바돌로메우스 성당 Dom St. Bartholomaeus. 680년 경 후기 메로빙거 왕조의 교회로 시작하여 792년 카롤링어 시대 팔츠 교회, 852년까지 후기 카롤링어 시대의 살바토르 바실리카, 1250-1369년 초기 고딕 양식의 랑하우스 공간을 비롯해 고딕양식의 극치를 보이다가 1415-1514년 후기 고딕양식 서쪽 탑 증축, 1869-80년 신고딕 양식으로 입구 홀 개축, 랑하우스와 탑을 증축했다. 주교좌가 있는 대성당도 아니고 규모 상으로도 그리 크지 않지만 프랑크푸르트 시 역사와 깊이 결부되어 있으며 정치적 함의가 많은 교회다.

1562-1792년 사이 마인츠 대주교가 집전하는 황제 대관식이 열 번 열렸다. 16세기는 특히 이곳에서 신구교의 대립이 진행되며 마인츠, 보름스와의 관계, 황제와의 관계를 비롯해서 정치적 사연이 많았다. 신교가 되었다가 다시 구교가 되었다. 지금 모습은 19세기에 완성된 것. 15-17시 개방. 15시 안내 (대성당 내 Dommuseum에 사전 신청, 5유로) 문의: 0 69 / 35 67 85

대성당 서쪽 탑은 2009년에 복원 완료. Domplatz 1, 60311 Frankfurt-Altstadt, 15-18시 개방. 15-17시 안내 (대성당 내 Dommuseum에 사전 신청, 5유로, 단단한 신발, 어린이 부적격, 문의: 0 69 / 21 24 46 19

목골조(木骨造)Fachwerkhaeuser. Rittergasse 13, 19, 2118-19세기에 지은 것으로 이 중 21번지 고르엘 슈벵커는 바로크 바탕에 1975년 고증을 거쳐 증축했다. 11-13시 개방. 문의: 0 69 / 21 23 61 99

뭄 별장 Villa Mumm 1902-03 건축. 30년대 말에 뭄 가에서 프랑크푸르트 시에 매각. 그 후 군대 사용. 50년대 이후 지도제작술과 측지학 관리국 (IfAG) 소재. Richard-Strauss-Allee 11 60598 Frankfurt-Sachsenhausen. 10-17시 매시간 안내. 문의: 0 69 / 63 33-3 27

http://denkmalpflege-hessen.de/

[풍경 8호 12면 / 관련기사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