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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볼 만한 곳

루르 속 170개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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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르지역 2010 / 멜레즈 2010 축전 / Foto: Gordana Bursnac



 

루르 속 170개 국

가방을 끌고 먼 곳으로 갈 필요 없다


낯익은 것과 낯선 것 사이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은 것 사이에서 내면과 바깥 풍경 사이에서 생활의 활력을 끌어내기 위해 사람은 여행을 떠난다. 먼 곳으로 가지 않고도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20103대 유럽문화수도 중 하나인 루르지역. 10월에 주목할 행사는 멜레즈 2010. 화두는 다양성이다. 2010 멜레즈 축전은 “가방을 끌고 무거운 카메라를 짊어지고 먼 곳으로 갈 필요 없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멜레즈 축전은 2010 유럽문화수도 루르지역을 돌면서 열차 안에서 여러 세계를 만나는 이벤트다. 축전주최측에 따르면 루르 지역에 사는 이주민은 모두 170개 국 출신이다.


독일 다양성의 날 두이스부르크 역


103일이 독일 통일 날 (Tag der deutschen Einheit)인 점을 감안하여 멜레즈 축전측은 이날을 독일 다양성의 날(Tag der deutschen Vielfalt) 이름했다. 날은 정거장에서 여러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일자리를 오가는 통근자, 여행객, 가족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자, 도망쳐 나온 바로 그 불안한 나라로 돌아가거나 어디로 갈 지 모르고 추방당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목격하면서도 별뜻 없이 일일이 기록할 일 없이 보고 스치는 방관자들 이 모두가 이 정거장에서 교차한다.

이날 두이스부르크 정거장에 서는 기차에서 영문 모르고 내릴 많은 여행객들은 역사를 둘러싼 뜻밖의 환영 혹은 소란스러움에 깜짝 놀랄 수 것이다.


녹화실로 변하는 열찻간


지하철 열차(S-Bahn)를 개조한 멜레즈 축전열차 안에서는 음악과 춤과 해프닝과 낭송회가 있다. 9일과 23일은 녹화실로 변한 열차간에서 헤르네에서 태어난 집단 창작팀 탱구 베이스먼트와 서부독일방(WDR)의 토마스 부그와 함께 특별한 사랑노래를 녹화한다. 주최측은 "두시간 반에 그게 가능하다고?" "그럼, 가능해!" 하는 자문자답으로 이 행사의 성공을 자신. 기타리스트든 심금을 울리는 음결을 빚어내는 트라이앵글 주자든 노래꾼이든 자신의 재능을 자신하는 사람은 유투브 영상 링크를 메일로 보내면서 참가신청을 한다. 사랑노래 텍스트도 공모 중이다. 9일에는 가장 감상적인 연애노래 (Schnulzigstes Liebeslied), 23일에는 가장 심한 노래(Haertestes Liebeslied)를 선정하여 발표한다.

이 여정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기성문화의 사원과 대안문화세계가 만나고 도시의 담벽에 스프레이로 그림 그리는 그라피티 작가들과 모드 디자이너가 함께 만난다. 객차는 무대나 살롱으로 꾸며지고 또 객차는 음반 취입실, 제작실, 영화스튜디오의 역할을 하게 된다. 주최측에 따르면, 구경꾼은 자신이 돌연 축전의 한가운데 주인공으로 돌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멜레즈 문화축전열차로 가는 광산 기념관

광산과 노동과 연대


멜레즈 열차 축전에서 특별히 루르지역의 사회적 특성을 살린 것으로는 광원 노동자 이주민을 염두에 둔 ‘광산과 노동과 연대’ 프로그램이 있다. 1017일 이 날은 에센 광산 기념관 촐페어아인으로 가는 날이다. 열차 안에서는 프랑크 바이어가 노동가요를 부르고 디트마 베르가 랄프 로트만의 ‘우유와 석탄’을 낭송하며 분위기를 올리기로 되어 있다. 광산 기념관 촐페어아인에 도착하면 기념관 안내를 하는 '너구리'(Waschbaer)와 이주 생활에 관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1248분에 두이스부르크 역에서 출발하여 1445분에 돌아오는 멜레즈 열차와 15시과 1730분에 메르카도르 거리에서 출발하는 셔틀이 있다.


루르지역 메트로폴을 돌고돌며 별의별 사람 다 만날 멜레즈 열차는 4주간의 여정을 마치고 1030일 보훔 세기홀(Jahrhunderthalle)로 돌아가 마무리축전을 펼친다.



yeh

[풍경 9호 / 2010. 10. 1 발행 /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