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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대한문 촛불집회 소식을 접하며

대한문 앞에 모인 목소리
양심있는 자들은 대선무효 주장에 귀기울여야



18대 대선 무효를 선언하라는 목소리들이 있다. 5천만 총인구를 놓고 보자면 아주 미약한 숫자처럼 보일 수도 있다. 유권자가 아닌 사람들이라든가 유권자이지만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기권자를 빼고 3천여 만명 투표자 수에 비해 볼 때에도 양적으로는 아주 적은 수이다.

그렇다고 하여 올해 첫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들의 요구에 대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다"고 몰아부치듯 무시할 수 있는 소리도 아니다. 소수의 목소리인듯 보이지만 이 소수가 주장하는 것은 결국 다수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수의 주장은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이다. 게임의 법칙은 깨끗하게 지키면서 하자는 것이다. 선관위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듯이 투표 분류기로 분류한 표를 손으로 두 번 세 번 점검하여 집계하고, 참관인은 선거의 전 과정을 참관하도록 한다는 것이 규정이며, 이 규정은 또 유권자 뿐 아니라 선관위가 맡은 일의 투명성을 위해서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지켜지지 않았고 숫자도 들쑥날쑥 깔끔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언론과 정당들은 이에 대해 아는지 모르는지 침묵하고 있다. 이를 두고, 나라의 안정을 위해서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당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사람들이 있고 또 선거는 공정하게 진행되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조금만 고개를 들고 주위를 돌아보면, 의혹이 남은 선거를 통해 당선된 이가 그 다음 수 년을 안정감 있게 업무를 볼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가중된다. 이의 없이 계속 가는 것이 과연 기정사실인가 하는 의문도 가중된다.  선거는 이미 공정선거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여러 증거물들이 쉽게 반증하고 있다. 더욱이 선거 이전에 있었던 불법선거운동사무소 건과 십알단 댓글 사건과 국정원 개입 혐의까지 겹쳐 개표 문제 뿐 아니라 선거 전후가 모두 깔끔하지 못한 사건들도 누적된 터다.  

12일 대한문 앞에서 모인 수천 명 촛불집회 인파는 이 이상한 상황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누군가가 묻는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대선 무효 선언을 끌어낼 역량이 있다면 분명 그 다음 일도 우리 사회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대로 끌려간다면 앞으로는 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대한문 촛불집회"가 소셜픽 1위로 올랐다. 이러한 관심이 선거 전에 미처 점검하지 못했던 선거 규칙의 합리 비합리성에 관해 더 철저한 관심을 일상화하는 계기가 되면 이 모든 과정이 바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다지는 일이라 하겠다. 그런 점에서 선관위나 정당이나 지난 대선의 후보들은 이 대선무효 요청이라든가 수개표 요청에 대해 귀 기울여야 할 것이며, 그 외 대선을 치루는 과정에서 드러난 일들을 모두 깔끔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