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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516 선거쿠데타. 51.6 퍼센트는 없다! 박근혜 후보 득표율은 51.3 퍼센트


지난 12월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박근혜 후보가 18대 대통령 선거 당선자가 되었다고 발표했다. 21일 선관위가 자체 홈페이지에 공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는 4천5만7천8백42명 전체 유권자 중 천5백77만3천백28표를 얻었다. 박 후보의 득표율은 개표기간 내내 텔레비전 방송에 여러 번 찍힌 숫자 51.6 퍼센트였으며, 최종득표율도 51.6 퍼센트도 알려졌다. 그러나 이 수치는 실제로 계산을 해 보면 51.3퍼센트일 뿐이다. 재외선거 중계도 텔레비전 개표 방송 맨앞부분에 하고 시작하였으니 텔레비전에 보여준 51.6퍼센트가 사실은 재외선거를 빼고 나온 비율이라는 것도 궁색한 변명이다.


이처럼 수치가 일관성이 없는 것은 여러 가지 사례에서 반복된다. 파이낸셜뉴스는 당이리 밤에 선관위 발표를 인용하여 박 후보 당선을 기정사실화하였는데 박 후보가 첫 과반득표에 첫 여성대통령이란 것을 덧붙여 선전까지 하였으나 결정적인 팩트, 그것도 수치에서 큰 오류를 그대로 올려 버렸다. 



(파이낸셜뉴스 2012년 12월 20일 8시)



"박 당선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집계 결과 77.86%가 개표된 19일 오후 11시 현재 1226만8903표(51.49%)를 얻어 1145만3995표(48.07%)를 얻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81만4908표(3.42%) 차로 제쳤다." (파이낸셜뉴스)



이날 개표방송에서 주목할 점은 총투표수 3천72만천4백59명(재외선거인 포함)에서

개표율77.86%, 득표률 51.49% 라면 


30721450 x 0.7786 x 0.5149 = 12316267.94


이는 보도된 천2백26만8천9백3표와 4만7천3백65 표 많은 숫자다.


누가 또 소숫점을 반영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왜냐면 3천만표에서 수숫점 네 자리 (소숫점 두 자리 이하 퍼센트) 까지 계산하였다는 것은 오차범위가 3천만 안팎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못 믿는 사람에게는 예의 숫자 30721450에 가장 근접할 수 있도록 소숫점 이하 세 자리를 더 보태어 계산해 보자. 


30721450 x 0.7785445 x 0.51485445 = 12314062.55969


그랬더니 2205명까지 줄어들었는데 여전히 그 4만7천3백65표의 차이는 극복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서 얼마나 표차이가 나느냐가 아니라 집계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표차이가 당선에 영향을 미치고 미치지 않고의 계산으로 이어질 문제가 아니라

이처럼 집계가 엉망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러한 집계 오류에 도달하였는가? 이를 두고 프로그램 조작설로 말하자면, 나오는 표차이와는 무관하게 퍼센트를 정해 둔 것이라고 한다. 만약 이 퍼센트를 미리 정한 경우라면, 그런데 왜 하필 516인가?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박 후보의 아버지의 국가권력 탈취 과정에서 의미있는 숫자 516인 것이다. 


그러나 박 후보측이 이 숫자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였다면 바로 그 숫자에 대한 집착과 516이 갖고 있는 위력을 이용하기 위한 욕망이 박 후보의 파탄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반복을 통한 516 선거 쿠데타의 신화화


문제는 516이란 숫자에 집착하다 보니, 이런 실수가 나온 것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거둘 수 없다. 이는 극우논객 조갑제가 선거 바로 다음날 아침 19시 53분에 조갑제닷컴에 발표한 "아버지는 총구로 딸은  투표로 나라를 살렸다"란 잡문을 보아도 혐의가 더욱 짙다.



(조갑제닷컴, 2012년 12월 20일 10시 53분 게재)



"그의 아버지는 총구의 힘으로 역사를 바꾸었고, 딸은 투표의 힘으로 역사를 지켰다. 51.6%의 표로 이룬 5.16이었다" (조갑제)


고 조갑제는 썼다. 이 표현에는, 5.16 이란 숫자에 대한 집착은 우연한 수에 대한 단순한 환호라기보다는, 바로 아버지가 군사쿠데타를 한 것처럼 딸은 선거 쿠데타를 성공한 데 대한 안도감이 깔려 있다.  


게다가 이 숫자는 반복학습되었다. 개표방송을 보면 적지 않게 계속하여 516이란 숫자가 나온다. 사람들은 신화를 거부하지만 반복학습을 통해 그 내용을 마음 속에 기정사실로 인정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많은 이들은 이미 개표방송을 통해 최면걸린 듯 516 선거쿠데타 상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국정원과 경찰의 선거개입혐의가 짙은 사건들이 발생하고 투표날 이미 번호표를 받은 유권자들을 돌려 보냈다는 항의가 치고 개표장에서 문제가 되는 개표상황들, 혼표 발생, 투표지 분류기 오류 문제, 수검표 문제 등이 사진을 통해 알려지지만 선관위는 메뉴얼대로 다 했다는 발언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검표를 하라는 목소리가 드높다는 사실은 어느 누가 기정사실로 받아 들인다고 해서 사라질 사실이 아니라, 이 일이 그대로 흘러간다면 다시 우리 사회의 커다란 상처로 남을 우려가 크다. 


비논리를 각인한 신화가 남기는 집단상흔


60년대에 박정희 시대에 받은 초등교육의 기억 속에 이 사실이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교사는 공산주의가 나쁘다고 하면서 이승복 군의 이야기를 하지만, 왜 나쁜지 이야기할 수 없었다. 다 똑같이 나눠 먹자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사람의 성향에 따라 자본주의가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공산주의가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한번쯤 숙고해 본 사람이라면 그 말도 되지 않는 설명에 대해 머리를 갸웃뚱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런 의문을 접어 버리는 것이었다. 

의문을 한 번 두 번 접는 것이야 뭐 그리 큰 상처가 되겠냐마는 우리는 살아가면서 한 번 두 번 접다가 자꾸만 접게 된다. 그렇게 접는 것을 포기하는 순간 사회적응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거부하기 시작하는 순간 모든 것이 밑바닥을 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우리를 휩쓸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려움은 욕망의 이면일 뿐이다. 잃을 것이 없고 굳히 가져야 할 것이 없는 이들은 욕망을 떠나 논리와 합리를 바라보고 그런 시선을 공유하는 일이 쌓일 때 상식이 가능하다. 상식은 싸움으로도 욕망으로도 이룰 수 없고 마음을 비우고 함께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욕망의 낚싯밥을 무는 순간 비논리가 횡행하고 힘의 역학관계가 두려움을 조장한다.

두려움의 층 또한 쌓이고 쌓이다 보면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역사에서 지각변동은 바로 그러한 균열의 다른 표현이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부유럽의 강한 나라에서 들어온 은행에서 대출받고 집을 사던 유럽 주변국들이 쉽사리 물어버린 낚시밥 때문에 재정파탄이 나서 고뇌했다. 아일랜드는 재정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발버둥치다가 결국 국내 복지비를 삭감하고 받기로 했다. 그리스와 스페인의 백성들도 새로운 형태의 국가간 주종관계에 들어서지 않으려 발버둥치기 때문에 그리스를 방문하는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이 밉기만 하다. 재정지원이란 것은 돈을 돌려 은행을 살리는 것이지 부채국은 새로 빌린 돈 대부분을 다시 이자 갚는 데 부어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 선거, 경제 어느 부문이든 사람의 비논리를 양산하는, 욕망과 두려움을 이용한 악령이 판을 치고 있다. 그러나 그 또한 사람의 일인지라 두려움의 두터운 층에 균열이 가기 시작할 때 새로운 기운이 생겨난다. 그것은 욕망과 함께 커온 두려움이 사람이란 존재에게 끼친 상처가 너무 커기 때문이다. 지금 516이란 모독적인 숫자를 바로 바라보면 좋겠다. 그런데 516이 없다는 것. 516이란 숫자에 집착한 이들이 주입한 반복학습에 주눅들어 3 모자란 513을 516의 부활인 줄 알고 있었다. 

516이란 숫자에 집착한 이들은 그만 516이란 퍼센테지 조작에는 성공하였으나 부리부리 눈에 불을 켜고 개표현장을 미약하나마 지키고자 했던 참관인으로 인해 516에 맞게 표수를 집어넣지 못하였다. 사람들이 자존심 상하는 것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인데 이것은 지금까지 받은 온갖 역사와 사회를 향한 모욕으로 인한 집단 상흔에 마지막 폭발물을 끼어얹는 사건이다.


516이 아니라 513이라는 것을 함께 바라보는 우리는 승리에 대한 확신을 안고 이 세기의 13년에 치뤄야 할 숙제를 맞이한다. 2013년은 516에 대한 환상을 온전히 지우는 해가 될 것이다. 선거 쿠데타 516은 3이 모자랐다. 516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