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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아주 특별한 문화교류 - 한국대사관 문화부, 독일에서도 우스꽝스런 검열?



한독문화교류의 언저리에서 문화교류의 진정한 뜻을 침해하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 독일현지 문화교류 파트너가 쓴 글에 대해 한국대사관이 일부구절 삭제를 요구했다. 윤이상이 독재정권에 탄압받은 사실을 언급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글쓴이가 이 엉뚱한 검열에 응하지 않자 4쪽에 달하는 기고문은 출판과정에서 모두 누락되었다. 저자측은 이 사건을 2014129일자로 독일 언론위원회에 알렸다.


해당 원고는 한국대사관 문화부 한국문화원에서 발간하는 계간지 <문화 한국>(Kultur Korea) 20141월호 56면에서 59면까지 실릴 예정이었다.

글쓴이 에쉬 박사는 3년간에 걸친 한독문화교류프로그램 <Transfer Korea-NRW 2011-13>를 마감하며 글을 썼다. <NRW-Transfer>35년 전통의 <노트라인베스트팔렌 문화비서국>이 하는 사업 중 국제교류사업에 해당한다. 이번의 한독교류사업은 제9차 사업이었으며 한국이 파트너로 선정되었던 것이다. <노트라인베스트팔렌 문화비서국>(NWR-KULTURsekretariat)은 한국미술인 7명과 노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예술인 7, 7명의 큐레이터을 초청하여 파트너쉽 관계에 있는 노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괴테문화원과 베를린 소재 한국대사관 문화사업부 한국문화원이 협력기관으로 되어 있다. 교류전을 조직하고 주관한 <노트라인베스트팔렌 문화비서국> 대표 에쉬 박사는 한국을 파트너로 선정하고 만난 한국의 문화유산에 감탄하였고 독일에 발자취를 남긴 백남준과 윤이상이란 한국인 예술가를 글 속에서 언급하게 되었다.


"So ist die von Duesseldorf und Wuppertal ausgehende Fluxus-Kunst wesentlich mit dem Videokuenstler Nam Jun Paik verbunden, und der Komponist Isang Yun lebte, verfolgt von der Diktatur zu Hause, viele Jahre in Deutschland."


"뒤셀도르프와 부퍼탈에 확산된 플럭서스 예술은 비디오예술가 백남준과 그렇게 결부되어 있었으며, 작곡가 윤이상은 - 고국 독재정권에게 탄압을 받으며- 오랜 세월 독일에 살았다"


문장 전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었다. 독일어 한국어 양국어로 되어 있는 홈페이지에 오른 박사의 인삿말 속에도 거의 같은 문장이 들어 있다. 한독문화교류에서 백남준과 윤이상을 뺄 수 없기 때문이다. (일찌기 프랑크푸르트에서 전시회를 가졌던 이응로 화백은 독일에서 여전 거의 완벽하게 침묵되고 있다)

문화원측이 삭제를 요청한 단어는 궁극적으도 다음 여섯 단어였다.


verfolgt von der Diktatur zu Hause

고향에 있는 독재자에게 탄압받으며





이유는 윤이상이 "논란이 많은" ("논란중" 혹은 "문제많은, umstritten) 인물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3년간 진행한 한독문화교류사업은 한국대사관 문화부 베를린 문화원의 우스꽝스런 검열로 화려하게 마무리되었다.

국제 윤이상협회 슈파러 국장은 검열 이유에 동의를 할 수 없다. 슈파러 국장에 따르면, "윤이상 선생의 고결함에 흠집을 내려드는 것은 베를린 대사관의 오


래된 전통"이다. 전통이 잠시 중단된 것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정도였을 뿐이라고 했다. 슈파러 국장은 또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바로 윤이상 협회와 윤이상을 중심으로 한 모든 활동을 중단시키는 데 전력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특별한 문화교류: 무례와 상식의 만남!


아주 특별한 문화교류가 되었다. 세계적 음악가, 한국계 독일국적자이자 괴테메달과 독일연방공화국의 대공훈훈장의 수상자인 윤이상이 한국독재정권에 탄압받은 사실을 검열을 통해 세탁해 보려 한 사건이 되어 버렸다. 무례와 상식의 만남! 어느 방대한 문화교류사업은 <노트라인베스트팔렌 문화비서국> 대표의 기고문을 누락시키는 횡포로 화려하게 끝났다.


2월 들어 부쩍 한국관련기사가 독일언론에 많아졌다. 한국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독일언론의 관심이 늘어났다. 윤이상 억제사건과 이 현상이 인과관계에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예술가를 탄압한 독재정권의 방패막이를 하려다 현재 한국대사관 문화부(=문화원)이 스스로를 독재정권에 부역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인상을 남긴 사건은 한독문화교류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