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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김학순 할머니에 대한 기억

8월 13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성문 앞에서 12.28 한일졸속합의 무효선언 집회


베를린) 


8월 13일 16시에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성문 앞 파리 광장에서 ‘12.28일 한일졸속합의 무효 선언 집회’(Mahnwache in Gedenken an die “Trostfrauen”)가 열리면서 일본국 성범죄 피해자 할머니와 그 외 세계의 전시 성범죄 피해자들과 함께 연대하는 퍼포먼스가 열린다. 


행위 예술가 카즈마 글랜 모토무라(Kazuma Glen Motomura)가 <스펙트르(Spectre) (어느 군인에 관한 무용극. a dance theater piece about a soldier premiered)를 공연하는데,  이는 2014년 이옥선 할머니가 독일 오셨을 때 초연한 작품이기도 하다.


모토무라 외에도 도이체 오페라에서 활동하는 성악가 목진학이 출연하고 가야무용단이 아리랑춤과 북춤을 춘다. <살아 있는 소녀상> 퍼포먼스에는 열 다섯 개의 의자가 설치된다. 열 네 개의 의자는 피해 여성들이 속한 14개국을 뜻하고 나머지 하나는 현재에도 끊이지 않는 전시 성범죄로 인한 피해 여성을 함께 생각하는 자리이다. 한정화 코리아 협의회 대표에 따르면 14개 의자에 앉을 여성들은 나라별로 섭외를 하고 있는 중이다. 한 대표에 따르면 일본군 성범죄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한정화 대표는 8월 14일은 일본군 성범죄 피해자 중 최초로 김학순 할머니자 공개증언을 한 날로, 한국이 독일보다 일곱 시간 앞서가는 점을 고려하여 행사를 13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행사는 코리아 협의회 <‘위안부 위원회>(AG „Trostfrauen, Courage Kim Hak-soon), 아시아 태평양 공간의 화홰를 위한 행동연대 (Aktionsbündnis zur Aussöhnung im Asien-Pazifik Raum), 베를린 한일 평화포럼(Deutsch-Japanisches Friedensforum Berlin), 독일 동아시아 선교회 (Deutsche Ostasienmission / DOAM), 일본여성회 (Japanische Fraueninitiative Berlin), 재독여성모임(Koreanische Frauengruppe in Deutschland)이 공동으로 주최하며 앰네스티 인터네셔널, 테레좀므 여성권익 위원회 등에서 후원한다. 


문의: Nataly Jung-Hwa HAN

030 - 3980 5984


그외 관련 누리집 주소: 

www.womenandwar.net 

www.wam-peace.org

www.wam- peace.org

www.koreaverband.de



2015년 12월 28일

그것은 피해자 할머니들 요구의 핵심인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는 없이 정부는 일본의 돈 10억 엔을 받고 입을 다물기로 한 사건이었다. 일본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니 배상금이란 표현을 쓰지 않고 위로금이라 했다. 하지만 정부는 당시 마치 대단한 협상을 해낸 것처럼 떠들었다. 

또한, 지금까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역사 바로잡기 활동을 해 온 시민사회 관계자들에게는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나온 무슨 무슨 재단 이야기도 생뚱맞기 그지 없었다. 현 정부는 나라 잃어 치욕을 당한 자기 나라 시민을 팔아 먹은 셈이 되었다.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 철거에 대한 합의 사항은 한국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 태도 또한 대국민 사기극으로 판정되었다. 

뉴스타파 동영상(31374 / 15분)에서 인용된 장면을 보면, 일본 외무 장관 기시다 후미오는 “적절하게 이전”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 합의를 바탕으로 7월 말에 어떤 재단이 발족하였는데 이후 일본의 역사 왜곡 공세는 더 강화되었다. 

8월 1일자 연합뉴스에서 산케이 신문을 인용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 총리 아베의 측근으로 알려지는 이나다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소녀상은 (구 일본군이) 20만 명의 젊은 여성을 강제연행해 성노예로 삼았다는 잘못된 인식의 상징이라며 철거를 요구하는 것은 일본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에 대해 한정화 코리아 협의회 대표는 “일본 정부에서 걸핏하면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다고 하지만, 매번 정확한 숫자를 갖고 늘어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하며 “피해자가 한 사람이더라도 그 범죄사실 자체에 대한 공식적인 인정과 책임 행위가 중요”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김학순 할머니의 인터뷰 동영상을 보면, 할머니는 평생 가슴 속에 분노를 안고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군들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에 그 공포로 평생을 말을 못하고 있었으나 죽기 전에 꼭 이야기를 하고 가야겠다는 의지로 피해 사례 공개한 할머니의 용기는 그동안 한국사회에 깔린 침묵의 사슬을 깨뜨리고 다른 피해자 할머니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후세 청년들에게는 역사 인식을 새롭게 하는 가르침이 되었다. 12.28 한일졸속합의가 있은 후 뉴스타파가 제작한, <목격자들> 프로그램 중 <나의 소원은...>에는 1997년 김학순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증언을 하시던 장면이 나온다. (http://newstapa.org/31374) 할머니의 소원은 죽기 전에 일본이 잘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12.28 합의는 할머니의 소원을 일본이 정면으로 부인하게 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 25년간의 국제 연대

지난 25년간 정대협과 이에 연대한  시민사회의 활동은 할머니가 소망한 것처럼 일본이 잘못했다고 시인하고 공식 사과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노정에 있었다. 그로 인해 아시아 태평양 전쟁 (1937-1945)동안 일본군의 집단 성범죄에 피해를 입은 20만여 명 피해자에 대한 진실이 널리 알려졌으며 다른 나라에 살아 있는 피해자들도 함께 연대하였다. 정대협 상임대표나 활동가와 함께 할머니들이 외국을 순회할 때 현지 활동가나 저널리스트들이 관심을 갖고 행사를 함께하고 보도하는 정도가 되었다. 

정대협은 1992년 유엔인권위원회에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상정한 이래 전시 중 여성인권 유린의 문제로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를 확산시켜 왔다. 두 차례에 걸친 유엔 특별보고관의 조사활동에 따라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국제법 위반 행위임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일본정부의 책임 이행을 권고하는 보고서 채택이 이루어졌으며, 이후 현재까지 유엔 인권이사회, 여성차별철폐위원회와 국제법률가협회, 국제노동기구(ILO) 전문가위원회 등 국제기구의 권고가 잇따랐다.

1993년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와 1995년 북경 세계여성대회에서도 정대협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결의문에 포함시키는 등 국제이슈로 만들어 냈고, 1992년부터 아시아연대회의(Asian Solidarity Conference)를 통해 아시아 피해국들과 공동으로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0년 12월 7일부터 12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00년 일본군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은 세계여성과 시민들의 연대 속에서 일본군성노예제도에 대한 전쟁범죄의 책임을 묻고, 가해자들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기 위한 상징적인 국제인권법정으로 최종판결을 통해 히로히토 등 일본군‘위안부’ 범죄에 대한 책임자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글로벌 캠페인은 세계 각지에서 지금도 다양한 방법으로 펼쳐지고 있으며,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해 일본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된 이후 각국 의회와 일본, 한국 등 지방의회에서도 결의안 채택이 이어지고 있다. (출처: 정대협 누리집 www.womenandwar.net)

이러한 국내외 시민사회의 활동과  성과를 돌아보자면 세계가 일본의 책임을 인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터에 한국 정부는 12.28 한일합의로 인해 라는 외교 행위는 앞으로 입 다물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일본은 이제는 그간 학술적으로도 밝혀진 범죄 행위이건만 아예 노골적으로 딱 잡아 떼는 수준에 이르렀다. 탄핵을 당하고도 남을 사건을 저지른 한국 정부가 아직 정권을 쥐고 있는 것을 보면 불가사의한 일이다. 





사진: 희망나비 유럽평화기행단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성문은 독일이 분단되고 수도 베를린도 분단되어 있을 때는 이쪽과 저쪽 사이에 무뚝뚝하게 서 있었으나 오늘날은 이쪽과 저쪽이 통하게 되어 있다. 이 곳 파리 광장에서는 여행객들의 체험 관광에서부터 정치 구호가 담긴 집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풍경이 펼쳐진다. 

사람살이 만물상 같은 이 곳에서 지난 6월23일부터 7월15일까지 유럽 다섯 지역을 순회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평화 켐페인을 벌인 한국학생 50여 명도 이 곳에서 퍼포먼스와 1억 인 서명 운동을 펼쳤다. 희망나비 유럽평화기행단의 다섯번째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