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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8호 12면] 열린 기념물의 날 열린 기념물의 날 문화는 바위처럼 남기도 하고 흐르는 물과 같기도 하다. 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되었다는 말은 문화가 지닌 속성 중 하나다. 9월 12일은 열린 기념물의 날. 올해 주제는 다. 여행과 무역과 교통 덕분에 이뤄진 문화, 교통과 통신의 역사가 깃든 건축물 중 주요한 자리와 대상을 개방하고 전시하는 한편 외부의 영향을 받은 흔적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고고학 유적지, 물길, 철로, 교통망, 우체국과 숙박업체, 주거지, 외지 영입 건축사와 장인들의 영향, 거래 장소, 조세 사무소, 창고, 항구, 정거장, 순례길, 숙박시설, 교통수단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고딕이든 바로크 건물이든 땅 속에서 솟아난 것이 아니라 떠돌이 직공과 외지에서 온 건축 장인의 손을 빌리고 이를 통해 외지 문화 숨결을 .. 더보기
[풍경 8호 11면] 다시 꽃피는 상상력 / 베를린에서 칠레 영화 보기 베를린에서 칠레 영화 보기 베를린 아르제날 키노에서는 9월 3일부터 23일까지 라는 제목으로 1-2회씩 작품 10편을 보여준다. 모두 2008년 이후 작품. 아르제날 키노 측에서는 피노체 정권 아래 탄압 받고 왜곡된 문화 상상력이 근자에 들어 다시 꽃피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례 없이 영화가 사랑받고 있다고 했다. 원어에 영어 혹은 독일어 자막. 가난과 싸워야 하는 농민 가족의 이야기. 치즈를 직접 만들어 시장에 나가 싸게 팔아야 하는 할머니, 전기세를 내기 위해 백화점에 가서 새 옷을 반환하는 딸, 학교에서 “농부”라고 놀림 받으면서 플레이스테이션에 관심 있는 손자, 농사 지으며 옛날 이야기 해 주는 할아버지. 세계화의 소용돌이, 첨단기술과 시골생활의 공존 속에서 시대와 가치의 변화를 체험하는 사회를 .. 더보기
[풍경 7호 11면/상단] 본 국제무성영화제 올해가 마지막일까? 본 국제무성영화제 올해가 마지막일까? 4만 유로 시 예산 지원이 내년에는 완전삭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발견된 30분 가량의 필름은 프릿츠 랑의 메트로폴리스를 새롭게 했다. 파괴되어 정상적인 원본을 다시 볼 수 없으리라는 소문이 무성했던 메트로폴리스는 이로 인해 새로운 모습을 갖추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다. 복구된 필름이 올해 베를린 영화제와 프랑크푸르트 알테 오퍼에서 상영된다는 공고가 나자마자 입장권이 바로 매진된 것만 보아도 이 무성영화의 전설을 다시 볼 수 있다. 8월 12일부터 22일까지 본 대학 아르카덴호프에서 열리는 국제무성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개막작으로 보여 주기 때문이다. 메트로폴리스 뿐 아니라 본 무성영화제가 유수 영화필름보관소에서 새롭게 복구한 영화들을 상.. 더보기
[풍경 7호 11면/하단] 시적 감수성과 로드 무비의 만남 (65세 빔 벤더스 감독 회고전) 시적 감수성과 로드 무비의 만남 8월 5일, 베를린 아르제날에 오는 빔 벤더스 감독 빔 벤더스 감독은 지난 40 여 년 라이너 파스빈더와 베르너 헤르촉과 함께 독일 영화를 다시 세계 영화사의 별자리에 올려 놓은 감독이다. 한국인에게는 '베를린 천사의 시'로 알려져 있으며 비판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지닌 시적 감수성은 세계 관객의 사랑을 받는다. 작가정신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대중 정서 속에 깊이 뿌리 내린 빔 벤더스는 그래서 대중성과 작가주의를 통합했다는 평을 받는다. 올 여름 베를린 포츠담 광장에 자리한 아르제날 영화관에서 빔 벤더스 회고전(8월 31일까지)을 마련한 것은 바로 이러한 성과에 대한 예의라 하겠다. 영화제작의 조건에 대한 반성을 멈추지 않으면서 종합예술 영화가 누릴 수 있는 모든 형식적 .. 더보기
당신의 초상화가 당신 대신 늙어 줄 수 있다면? 당신의 초상화가 당신 대신 늙어 줄 수 있다면? 인간의 미혹과 세상의 이치에 관한 이야기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c) concorde home 아름답다는 것과 옳다는 것은 따로 노는 것일까? 이런저런 논란이 있지만 바로 이 연관관계에 관한 질문이야말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떨쳐버릴 수 없는 문제였다. 그래서 아름다움에 관한 이론가 뿐 아니라 작품을 직접 만드는 이들이 이 문제로 고민했다. 그 고민은 영혼을 판다는 것이라든가 악마와의 계약 같은 무시무시한 모티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물론 개인의 문제를 많이 연구해 온 서양 문화 이야기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도 핵심 소재인데 오스카 와일드 작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들 이야기는 종국에 가서는 인간의 욕망과 허영심과 세상의 이.. 더보기
김혜자의 마더 독일에서 보기 김혜자의 마더 독일에서 보기 © Copyright MFA+ FilmDistribution e.K. 국민배우 김혜자의 열연을 독일에서 볼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독일에서 상영된다. 원빈이 여학생 살해 혐의를 받는 아들로 나온다. 어머니의 전설에는 두 가지가 있다. 피붙이 잘못 앞에서 가슴 아파하며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려는 마음과 보호하려는 마음 사이에서 최선의 것을 찾아가는 어머니가 있는가 하면, "내 새끼니까" 하며 "피가 땡겨" 막무가내 닭이 병아리 보듬듯 하는 어머니가 있다. 임권택 감독의 '시'의 주인공이 손주의 잘못을 대하는 마음이 전자라면 봉준호 감독의 '마더'의 주인공 혜자가 취하는 방식은 후자다. '괴물 (The Host)'을 통해 독일 영화 애호가들에게 이름이 각인된 봉준호 .. 더보기
함부르크, 학제 변경 계획 시민 투표 결과에 따라 취소 함부르크 교육개혁은 2008년 4월 함부르크에서 기민당과 녹색당(GAL)이 체결한 연정합의서에 든 내용이다. 교육개혁은 피자 학습력 조사 결과 독일이 오이시디 국가 중 학생의 환경에 따라 학력 차이가 무척 많은 나라 중의 하나로 밝혀지면서 학제를 수정하고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기간을 늘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사회적 논의를 배경으로 했다. 함부르크에서 계획된 구체적 개혁 방침 중 이번 시민투표의 대상이 된 것은 기존의 4년제 초등학교로 6년제로 바꾸는 학제변경 문제였다. 이번 시민 투표가 없었더라면 올해 8월부터 함부르크 초등학교 학제는 6년으로 변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공부하고 싶어요"(Wir wollen lernen) 라는 학부모 모임에서는 6년제를 반대했다. 초등학교 6년제 이후 김나지움에서.. 더보기
punggyeong Nr. 06 / Juli 2010 / Titelblatt 더보기